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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전문병원, 치료과정, 진단, 치료기간 (두번째)

꽃을든낭자 2023. 2. 14. 14:41

화상 전문병원, 치료과정, 진단, 치료기간 (두번째)

 

목차

  • 화상전문병원
  • 치료과정
  • 진단
  • 치료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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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응급처치, 전문병원, 물집, 흉터, 등급 (첫번째)

 

화상 응급처치, 전문병원, 물집, 흉터, 등급 (첫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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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전문병원

사건 발생 하루가 지나고 한림대학교 화상전문병원으로 갔어요. 외래는 큰길에 있는 건물 입구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건물 옆 응급실 방향 골목으로 들어가서 응급실을 지나치면 회전문이 보여요. 회전문으로 들어가요. 1층은 로비예요. 두리번거렸더니 안내 직원이 2층으로 올라가래요.

 

 

2층으로 가서 또 물어봤어요. 접수하고 오래요. 접수했어요. 예약 안 하고 그냥 오래서 그냥 갔어요. 간호사 선생님이 화상으로 왔냐고 물어요. 그렇다고 했어요. 대기시간 40분 이상 걸린다고 기다리래요.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렸어요.  

 

 

필자가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으로 가게 된 이유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필자의 집에서 가장 가까워요. (대중교통으로 1시간 30분 걸림) 화상외과가 있는 병원이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이 거의 유일했어요. 손과 손목은 성형외과에서 진료를 본다고 했어요. 또 최고의 장점은 실비처리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어요. 병원비와 실비 처리는 다음에 자세히 작성할게요. 

 

 

 

 

치료과정

 

지금부터 사진 주의

2월 6일 월요일 (사건발생 1일 후)

수포가 엄청나게 크게 생겼어요. 간호사 선생님이 가위로 잘라서 모두 터트려 주셨어요. 의사 선생님은 상처만 보고 바로 나가셨어요. 간호사 선생님이 소독하고, 연고 발라주고, 붕대로 감는 동안 이것저것 물어봤어요. 흉터가 생기는지, 심재성인지, 치료기간 등등 물어봤는데 간호사 선생님이 의사 면담 신청해 주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수요일 또 와야 되니깐 그때 물어봐도 될 것 같아서 괜찮다고 했어요. 아무튼 물은 절대로 닿으면 안 된다고 했어요. 

 

 

치료가 끝나면 위의 사진과 같이 남은 치료 재료를 봉지에 담아서 챙겨줘요. 이거 어차피 치료 재료비에 포함되는 거라고 다음에 병원 올 때 들고 오래요. 친절해요. 

 

 

2월 8일 수요일 (사건발생 3일 후) 

뒤늦게 올라온 수포가 보여요. 수포 터트리고, 소독하고, 연고 바르고, 폼으로 씌우고, 붕대 감고 끝이에요. 의사 선생님은 상처를 한번 보시곤 또 그냥 나가려고 해요. 급하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물었어요.

"저희 25일 워터파크 가는데 괜찮을까요?"

"아니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냥 치료실을 나가셨어요.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했어요. 어차피 대충 보고 나갈 거면 깊은 화상은 아닌 거 같고 2주도 넘게 남았는데 왜 그러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아요. 아무튼 안된다고 하니깐 펜션 예약은 취소했어요. 키즈풀빌라에서 멋진 졸업여행을 하려고 했는데 아쉬워요.  

 

 

이틀에 한번 집에서 소독하고 다음 주 월요일에 다시 오래요. 금요일에 소독하고 월요일 병원에 와서 소독하면 될 것 같다고 하셨어요. 압박하지 말고, 손가락 모으지 말고, 물은 절대 닿으면 안 되고, 혹시 물이 들어가면 바로 소독하고 연고 바르래요. 안내문을 주시면서 약국에서 거즈랑 생리식염수는 구매하면 된다고 했어요. 붕대와 반찬고, 연고는 챙겨주셨어요. 이제 병원에 가는 간격도 점차 줄어들고, 집에서 소독하라고 하니 깊은 화상이 아닌 거 같았어요. 하지만 필자의 대단한 착각이었어요.

 

 

 

왼손만 다친 줄 알았더니 오른손 검지 손가락에도 수포가 생겨서 터트리고 반창고 붙였어요.

 

 

2월 10일 금요일 (사건발생 5일 후)

필자는 의료진의 말을 잘 들어요. 금요일 저녁 소독하고, 병원에서 챙겨준 연고 바르고 폼으로 덮고 붕대를 감았어요. 혹시나 아플까, 상처가 더 깊어지진 않을까 조심스레 살살 만졌어요. 소독할 때도 문지르면 안 된다고 톡톡 두드리라고 해서 소독도 아주 살살 톡톡 두드리기만 했어요. 그리고 마른 거즈로 손에 남아있는 생리식염수를 톡톡 닦았어요. 무서워요. 간호사 선생님이 해줄 땐 엄청 빠르고 쉽게 하는 거 같았는데 필자가 하려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매우 어려워요. 서툰 필자를 보면서 아이가 한마디 해요.

"엄마! 벌써 까먹었어?"

ㅠㅠ

 

 

2월 14일 월요일 (사건발생 8일 후)

지난밤, 필자는 많은 생각을 했어요. 의사 선생님이 잘 봐주지도 않는 거 같고, 그렇다면 깊은 상처는 아닌 거 같고, 병원도 멀고 불편한 점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괜찮으면 그냥 집에서 가까운 병원으로 가려고 했어요. 그냥 화상 치료 가능한 일반외과에 가도 괜찮을 줄 알았어요.

 

 

필자는 아이 손을 봐도 상처가 깊은지, 자연 치유되는 화상인지 구분을 못해요. 그냥 아이가 많이 아파 보여요. 간호사 선생님이 벗겨진 살갗을 벗기는데 아이는 울지 않아요. '이제 고통도 많이 익숙해졌나 보구나. 참을 줄도 알고 대견하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간호사 선생님이 신경이 죽어서 아프지 않은 거래요.

??

신경이??

내가 잘못 들었나?

 

 

의사 선생님이 치료실로 들어오시고 상처를 보시고 "어휴~" 하셨어요. 그리고 사진 찍고 어쩌고 저쩌고 주문을 외우고 또 그냥 나가셨어요. 간호사 선생님한테 여쭤봤어요. 

"흉터 남아요?"

"흉터가 문제가 아닌 거 같아요. 의사 선생님이 보호자 면담하자고 했으니깐 면담해 보세요."

??

그럼 지금 뭐가 문제지?

 

아무튼 치료과정은 수포 터트리고, 벗겨진 살갗을 뜯어내고, 소독하고, 연고 바르고, 폼으로 덮고, 붕대 감아주는 정도가 끝이에요. 시간이 더 흐르면 치료과정에도 변화가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아직 겪어보지 않았어요. 

 

 

 

진단

 

의사 선생님 방으로 갔어요. 의사 선생님이 말해요.

"달고나가 많이 뜨거워요. 달고나 하다 많이 와요. 심재성 2도 화상이 확실하고 심재성과 3도는 한 끗 차이예요. 분홍색, 붉은색은 상처가 깊지 않은 부분이고 흰색, 회색에 가까울수록 깊음 화상이에요. 살이 차오르면서 주변의 멀쩡한 살들이 화상 입은 부위로 밀어요. 화상 입은 부위가 부풀어 올라올 거예요. 그러면 손가락이 손등 쪽으로 꺾이고 손가락을 구부릴 때 피부가 땅겨지는 느낌이 생길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수술을...  이식을...."

 ??????????

안구에 습기가 차요. 하지만 주책맞게 울고 싶지 않아요.

의사 선생님이 이어서 계속 말해요.

"100% 그렇다는 게 아니고 1%의 가능성만 있어서 말해줘야 되는 게 의무예요.

질문 있어요?"

 

필자는 질문도 못하고 머리를 도리도리 흔들며 헛웃음을 보이고 "모르겠어요"라고 말했어요. 머리도 멍~했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진단이고, 누구의 얘기를 듣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어지러웠어요. 진료실 밖으로 나와서 정신을 차리고 의사 선생님이 해주셨던 말을 생각했어요.

'그냥  1%의 가능성일 뿐이야. 괜찮아.'

'괜찮아, 잘될 거야'  

 

화상 진단은 1~2주 정도 시간이 지나야 가능해요. 물집을 제거하고 상처의 바닥이 확인이 되어야 진단이 가능한가 봐요. 그래서 1주일 동안 의사 선생님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나 봐요. 보호자에게 미리 겁을 줄 필요는 없으니까요. 무뚝뚝하고 권위적이라고 생각했는데 필자가 오해했어요. 상냥하고 친절하게 설명도 잘해주셨고 종이에 그림도 그리면서 설명해 주셔서 이해도 쉽게 할 수 있었어요. 이제 월, 수, 금 병원으로 오래요.    ㅠㅠ

 

 

 

치료기간

 

화상 정말 무서워요. 생각보다 치료기간도 굉장히 오래 걸려요. 의사 선생님이 설명하시길 지금부터 2~3주 걸릴 거래요. 진단이 내려진 시점부터 2~3주. 진단이 내려지기 전 일주일은 버리고. 그리고 3개월 후, 1년 후를 봐야 된다고 했어요. 물론 화상의 부위, 면적, 심도에 따라서 치료기간이 더 오래 걸리거라 생각이 들어요. 이 상황에 무슨 졸업여행, 키즈풀빌라... 그냥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요. 사건발생 이전으로요.   

 

 

 

이 글을 마치며...

 

이 글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진료비와 실비, 진단금에 대해서는 세번째 이야기에 작성하려고 해요. 머릿속이 복잡하고, 아이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죄책감 들고, '내가 그 시간에 낮잠을 자지 않았더라면...'하는 후회도 남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고, 속상해요. 그래서 보험을 생각할 겨룰이 없었어요. 세번째 이야기는 치료과정과 함께 포스팅하도록 해야겠어요. 앞으로 2~3주 정도 후에나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필자는 아이와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해 병원을 가요. 아이 아빠가 차가 필요하면 기꺼이 차를 내어 준다고 했지만 아직 운전이 미숙해서 초행길은 무서워요.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니 무려 왕복 3시간이나 걸려요.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마을버스 타고. 이렇게 외출할 때마다 배려해 주시는 분들께 너무 감사드려요. '내가 이런 배려를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배려해 주세요. 필자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될게요. 다시 한번 너무 감사합니다.